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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뚱한 꼬리의 비밀 : 두 세계의 꼬리와 주식 투자자들

NeoTrois 2019. 8. 12. 20:30

주가는 귀신도 모른다고 한다. 그런데 몇개의 보조적 기법을 나열해 놓고 마치 그것이 시장의 모든 징후를 대변해 주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은가. 보조지표로는 해석할 수 없는 급격한 폭락과 폭등이 시장에서는 자주 출몰하기 때문이다.

표준적인 금융이론에서 많은 모델들은 주가가 정규분포를 따른다고 가정한다. 정규분포는 매우 강력한 분석도구이다. 평균과 표준편차, 두 개의 변수만 가지고 가격의 분포를 특정할 수 있다니 황홀한 일이다. 주가는 정규분포를 이룬다는 가정하에 개발된 지표가 볼린져밴드이다.

볼린져 밴드에서 주가가 2표준편차 안에 있을 확률은 95.44%에 이른다. 그러나 볼린져밴드에도 모든 기술적 지표들이 그러하듯이 문제점이 적어도 2개 이상 있다. 

첫째는, 주가가 볼린져 밴드내에 있을 확률이 95.44%이긴 하지만, 상승방향인지 하향방향인지 알수가 없다는 것이다. 주가의 방향성을 모른다면 주가가 밴드내에 있을 확률이 95.44%이나 된다고 한가롭게 주장해봤자 당신의 계좌는 반토막이 나 있을 것이다.

둘째는 시장의 급격한 출렁임에는 볼린져밴드는 그 아름다움에도 불구하고 아무 소용이 없다. 소위 뚱뚱한 꼬리를 볼린져밴드는 설명할 수가 없다. 최근의 리먼 브라더스나 1998년 윌가 전체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헤지펀드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의 파산사건 등은 95.44% 확률에만 안주한 결과다.

확률은 확률일 뿐이다. 95.44%기간 동안 만큼은 운좋게수익을 내고 있었지만, 나머지 4.56%기간에서 모든 것을 통째로 삼켜버릴 사건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1987년에 일어난 블랙먼데이 사건이다. 당시 주가는 하루 동안 20퍼센트 이상 떨어졌는데, 이런 일이 일어날 확률은 너무나도 희박해서 실제적으로는 제로라고 할 수 있다(확률적으로는 20시그마 밖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라고 한다)

이 때 주식시장은 2조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손실을 입었다(1987년 미국의 국내 총생산(GDP)는 6조 4,750억 달러였다. 당시 우리나라 GDP는 1,420억 달러였다)

복잡계(complex adaptive system)인 주식시장은 원인과 결과를 쉽게 연결시켜 주지 않는다. 미국 정부기관은 주가 대폭락의 원인을 도출해 내는 광범위한 연구를 진행했지만, 특정 원인을 찾아 낼 수 없었다고 한다. 모든 결과과 그에 비례하는 원인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론물리학자 퍼 백(Per Bak)은 자기조직 임계 현상(Self- organized criticality)이란 모델로 설명한다. 임계점에 도달하면 모래성이 한 순간 무너짐에 비유하기도 했다.

물리학자 디디에 소네트(Didier Sornette)는 <주식시장이 붕괴하는 이유>에서 주식시장의 분포는 두 개의 서로 다른 무리로 구성되어 있다. 표준적인 이론을 따르는 몸통과 전혀 다른 메카니즘을 따르는 꼬리로 이루어져 있다고 말했다.

혼돈 이론의 열쇠로 일컬어지는 프랙탈(fractal) 기하락의 창시자인 베노이트 만델브로트(Benoit B. Mandelbrot)는 주가는 다수의 작은 변동 속에 커다란 변동이 군데 군데 뿌려져 있을 뿐만 아니라, 시간 단위, 즉 하루, 일주일, 한 달을 바꿨을 때에도 가격변화가 비슷했다고 밝히고 있다.

커다란 변동은 군데 군데 무리를 지어 나타나는 게 문제다. 분포의 꼬리 부분에서 세상을 뒤흔드는 격변이 일어나는 것이다.

마이클 모바신은 1978년 1월 3일부터 2005년 10월 310일까지 S&P500지주의 일일 등락률을 조사했더니, 이 기간 중 배당수익을 제외한 지수의 수익률을 9.6퍼센트를 기록했다고 한다. 문제는 7,000일이 약간 넘는 기간 중에 상승률이 가장 큰 50일을 제외하면 수익률은 고작 2.2퍼센트에 불과했다고 한다.

위 그림은 정규분포와 실제 변동률의 빈도 차이를 잘 나타내 주고 있다. 작은 가격변동이 정규분포가 예측하는 것보다 더 자주 나타나고, 중간 크기의 가격변동은 모델이 시사하는 것보다 훨씬 빈도사가 적고, 분포곡선의 꼬리 부분이 뚱뚱하다. 이는 예상치 못한 커다란 가격변동이 생각보다 자주 발생한다는 뜻이다(출저 : 미래의 투자)

7,000일 중에서 50일을 높쳐버리면 꽝이라는 얘기다. 그리고 하락률이 가장 큰 50일을 피할 수 있었다면 전체수익률을 18.4퍼센트로 실제수익률의 2배에 달한다. 간단히 말해서 주가지수가 극단적으로 변한 날이 전체의 수익률을 좌우한다는 말이다.

특히, 성장주 시장은 승자가 모든 것을 독차지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부의 창출이 정규분포를 따를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며 모바신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미국 주식시장에서 투자수익의 분포는 과거보다 더 넓어졌다(뚱뚱한 꼬리 부분이 양 옆으로 더 많이 뻗어 나갔다) 따라서 부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예상치 않은 사건사고, 즉 뚱뚱한 꼬리 부분에서 벌어질 대형사고가 이전보다 더 커진 것이다. 가끔 엄청난 대박이 터질 수도 있다. 낮은 확률의 높은 수익을 어떻게 잡아내느냐가 투자의 최대 도전과제다. 불행히도 표준적인 금융이론은 이에 대해 아무런 답을 해 줄 수 없다.

답은 언제나 그렇듯이 투자자 스스로 찾아야 한다. 모두가 아는 답이 있다면 시장이 설 수 없기 때문이다.

참고서적
<미래의 투자(MORE THAN YOU KNOW)>(마이클 모바신 저, 정명수 역, 위즈덤하우스, 2007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