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가이 리치 감독의 '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

NeoTrois 2019. 10. 30. 16:55

가이 리치 감독의 <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을 보고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를 떠올릴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 같다. 지적인 추리 소설을 황당무계한 액션 히어로물로 만들어버리는 감독의 연출력에 어안이 벙벙해질 따름이다. 

<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은 셜록 홈즈와 제임스 모리아티 교수와의 대결을 그린 코난 도일의 단편 <마지막 사건>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언제나처럼 셜록 홈즈(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왓슨(주드 로)은 악당과 맞서 싸운다. 이번 상대는 모든 것을 갖춘 모리아티 교수(자레드 해리스)다. 

그런데, <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에는 추리물 특유의 서스펜스는 말할 것도 없고, 긴박감 넘치는 액션 시퀀스도 찾아볼 수 없다. 영

화사가 자랑하는 숲 속 추격 시퀀스는 차라리 코미디에 가깝다. 국제회담장의 폭발장면이나 기차에서의 총격전도 흔히 보는 액션신에 비하면 수준 이하다.

<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 Sherlock Holmes: A Game of Shadows>(2011)

코난 도일이 창조한 셜록 홈즈는 이 영화에서 죽었다. 대신 술에 쩐 괴물이 기괴하게 촬영지를 돌아다니는 모습을 두 시간 반 동안 봐야 한다. 셜록 홈즈 역을 맡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보다 오히려 악당 역을 맡은 자레드 해리스의 절제된 연기력에 위안을 삼아야 한다. 

셜록 홈즈의 기발한 두뇌회전 대신에 우스꽝스런 몸동작에 초점을 맞추었다. 덕분에 영국과 프랑스, 독일고 스위스 등지로 떠난 로케이션이 관광여행이 되어버렸다. 

<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은 문어발식으로 규모만 키웠다가 쫄딱 망한 우리들의 대기업을 떠올리게 하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