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고양이도 주인을 닮아 간다

NeoTrois 2019. 2. 14. 23:42
고양이 집사 노릇을 제법 오래 하다보니 고양이도 주인을 닮아 간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한 번은 새벽녘에 우리집 냥이가 자는 자세를 보고 깜짝 놀랬습니다.

깊은 잠에 빠진 고양이가 글쎄 얼굴을 앞 다리로 가리고 자는 게 아니겠습니까... 제가 눈을 팔로 가리지 않으면 잠을 잘 못 자거든요.

그리고 우리 집 고양이는 경계심이 지나칠 정도로 많습니다. 집 밖으로 나가는 걸 극도로 싫어 하고요.

가만 보면 안 그런 척 하면서도 은근 외로움도 많이 타는 것 같아요.

또 밤 잠도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고양이는 보통 하루에 20시간 정도를 잔다는 데, 이 녀석은 주로 낮에 몰아서 낮잠을 즐기나 봅니다.

며칠 전에는 귀에 종기 같은 게 생겨서 가벼운 수술을 하고 깔대기를 했는데, 마음대로 먹지도 못하는 걸 보니 어찌나 짠하던지요...

오늘이 정확히 일주일째인데 풀어 주어도 되는데 딸 아이가 내일 풀어야 된다고 고집을 피우네요...

같이 살면 닮아 간다는 말이 사람한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님을 냥이를 통해 깨닫게 되었네요.

이 지구 별에 이렇게 한 공간에서 같이 살아가고 있는 인연이 보통은 아니기 때문이겠지요.

정신 없이 바쁜 요즘, 사람 아닌 고양이에게서 위안을 받습니다.

내일 활기차게 뛰노는 냥이 보고 싶어 지는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