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아직, 불행하지 않습니다 - 만화가 김보통 에세이를 읽고

NeoTrois 2018. 12. 31. 17:32

시간은 한시도 쉼없이 재깍재깍 흘러 어느듯 2018년도와 작별을 고해야 되는 마지막 날이 되었네요. 세월 시계는 지금껏 한번도 고장 나는 법이 없군요.

 

회사 다니기가 싫어, 아직 9년은 더 다녀야 하는데, 회사를 다니다 관두고 만화가의 길로 들어선 김보통의 자전적 에세이 <아직, 불행하지 않습니다>(2017)를 읽어 보았습니다.

 

이렇게 하기 싫은 회사원 말고, 내 삶에도 김보통처럼 혹시 다른 길이 있지는 않나, 일말의 기대감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지요.

 

아니나 다를까, 저자가 회사를 그만 둔 이유는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감정들과 크게 다르지 않더군요. 새벽까지 이어지는 회식, 줄서기 경쟁 등이 직장인의 영혼을 황폐화시켰으리라 짐작갔습니다.

 

젊은 만화가 김보통은 대기업을 다니다 4년 만에 그만두고 오키나와로 떠났다고 해요. 거기서 남들이 흔히 말하는 여행지에서의 깨달음이나 통찰을 얻으리라 기대하고서 - 그러나 그런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직, 불행하지 않습니다>(문학동네, 2017)

 

오키나와에서 돌아온 김보통은 대책 없이 반지하에 칩거하며 브라우니를 만들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하는군요. 만화가가 되겠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이, 무작정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무작정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을 트위터에 올리기 시작한 이후부터 암울했던 그에게 행운이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어느 날, 만화가 최규석으로부터 만화 연재 제의가 들어오고, 그 후로 회사원 김보통은 만화가 김보통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김보통의 첫 만화 <아만자>(전 5권)는 암환자의 투병기에 판타지를 믹스한 만화입니다. 이 작품으로 상도 받고, 미국과 일본에서도 출간됐다고 하네요.

 

저는 1권은 겨우겨우 읽었지만, 2권을 읽을 용기는 도저히 나지 않더군요. 솔직히 너무 지루하고 재미가 없었거든요. 글이 너무 많아 만화를 보는 맛이 없었다고나 해 둘까요?

 

암튼 만화가 김보통은 전직에 크게 성공한 케이스입니다. 아버지 소원대로 대기업에 취직하는데 성공했지만, 자신의 길이 아님을 확신하고 사표를 던지는 용기는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지요. 

 

그리고 용감하게 사표를 던졌다고 하더라도 김보통처럼 성공을 할 수 있는 경우는, 성공까지는 아니더라도 재기할 수 있는 경우가 과연 얼마나 될까요?

 

생각해보면, 김보통처럼 다니던 직장을 박차고 나와 나머지 생을 반지하에서 보내고 있을 청춘들이 얼마나 많을까요? 

 

그러므로 <아직, 불행하지 않습니다>를 읽고 다시 생각에 잠깁니다. 내일이면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는 날인데, 내 인생은 과연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 것인가를요.

 

이 땅의 모든 직장인 여러분 2019년도에도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