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억대 연봉 증권맨이 말하는 '슈퍼 개미의 수익 나는 원리'

NeoTrois 2019. 10. 29. 20:05

책 제목이 긴, <억대 연봉 증권맨이 말하는 슈퍼 개미의 수익 나는 원리>를 읽고서 한가지 느낀 점이 있다면 역시 제목이 (광고에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09년 8월 15일 발행한 이 책이 5쇄를 찍었으니 말입니다.

이 책에는 새로운 내용이 전혀 없으므로 기술적 분석을 조금 공부하신 분이라면, 넉넉잡아 한시간이라면 충분히 독파할 수 있을 정도로 평이한 책입니다. 저자 스스로도 밝혔듯이 바쁜 업무로 따로 시간을 내어 공부하기 힘든 직장인들을 위하여 기존의 주식매매 이론들을 간략하게 편집한 책으로 보입니다.

책을 출판하는 데는 역시 문장력이 중요한가 봅니다. <억대 연봉 증권맨이 말하는 슈퍼 개미의 수익 나는 원리>처럼, 기존 이론들을 잘 편집 정리하기만 해도 근사한 책을 만들 수 있으니까요.


이 책의 1부에서는 꾸준히 수익내는 상위 5퍼센트의 직장인에 대하여 정리하고 있습니다. 저자에 의하면, 그들은 대중과 함께 가지 않고, 손해보고 팔 거면 시작도 안하며, 종목이 아니라 시기를 중요시하는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저자는 어떻게 하면 대중과 함께 가지 않고 반대편에 설 수 있는지, 손해보고 팔 지 않기 위해선 어떻게 시작해야 되는지에 대한 방법론은 제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신문의 증권면을 멀리하고 대신 산업면을 열심히 탐독하라고 주장하나, 산업면에 집중한다고 해서 과연 명품주식을 알아 볼 혜안이 생길지는 의문입니다.

그리고 이 책에는 이론상 엇갈리는 주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제2부 최적의 매매 타이밍에서 저자는 종목선정에 자신 없으면 인기 있는 유명 대형주에 묻어가고, 외국인이 사는 종목을 영리하게 훔쳐보고, 핵심 우량주 5종목으로 안전하게 수익을 내라고 조언합니다.


이러한 투자법이 과연 1부에서 말한 대중과 함께 하지 않으며 똑소리 나는 주관으로 분위기에 편승하지 않고 기업을 바라본다는 원칙과 어떻게 양립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제4부 쉽게 적용 가능한 차트매매에서 저자는 이동평균선이 정배열로 되어 있는 종목만 사고, 역배열 종목은 건들지도 말 것이며, 골든 크로스 종목은 매수하고, 데드크로스 종목은 쳐다보지도 말라고 말합니다. 골든크로스와 데드크로스를 단순하게 매수, 매도신호로 보는 기술적 분석가는 아마 없을 것입니다. 이제 개미들조차 정배열이나 골든크로스를 매수,매도 신호로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입니다.

1부에서 폭락 시세에 주식을 살 수 있는 용기를 가지라고 강권하던 저자의 말은 4부에서 역배열 종목은 건들지도 말라고 합니다. 폭락시세에는 대부분의 주가 흐름은 역배열을 보이게 마련인데, 참 어느 장단에 맞추어야 할지 아리송합니다.

이 책은 고수들이나 증권사 직원들도 알려주지 않은 주식 투자로 수익을 내는 원리를 알려주고 있다는 출판사서평과는 달리 새롭거나 깊이있는 이론은 없습니다. 저자가 가치투자자인지, 기술적분서가인지조차도 애매하지만, 만약 당신이 주식에 처음 입문하는 왕초보라면, 이 책을 아주 잠깐 징검다리로 활용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로, 주식투자 관련 참고도서는 기술적분석과 기본적 분석이 혼재된 책은 멀리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양다리를 걸친 도서들은 대부분 내용도 부실할 뿐더러, 투자철학을 정립하는데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투자의 세계에서도 교과서적인 책이 양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양서는 결코 미사어구를 제명으로 삼지 않습니다.

이러한 책들이 잘 팔린다는 사실이, 혹시나 우리 주식 시장이 상투에 도달하고 있다는 징후가 아닌지 염려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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