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영화 '허트 로커', 이라크 전쟁 배경 영화

NeoTrois 2019. 9. 6. 23:00

영화 <허트 로커>(2010)는 많은 이슈와 기록들을 남겼다. 제8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캐스린 비글로우의 <허트 로커>와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가 맞붙었다. 캐스린 비글로우는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세 번째 부인이다.

 

그 해 아카데미는 82년 금녀의 벽을 허물며 <허트 로커>에게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등 6개 부분을 싹쓸이 해주었다. <아바타>는 미술상, 촬영상, 시각효과상을 수상하는데 그쳤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그가 만든 영화 못지않게 와이프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그의 첫 번째 아내는 1984년 이혼한 샤론 윌리엄스, 두 번째 아내는 그 이듬해 결혼한 <터미네이터>, <에이리언2> 등을 제작한 블록버스트 제작자 게일 앤 허드, 세 번째 아내는 우리의 캐스린 비글로우, 네 번째 아내는 2000년에 결혼한 여배우 수지 에이미스이다.

 

<허트 로커>는 이라크 전쟁이 배경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폭탄을 제거하는 "EOD”(Explosive Ordnance Disposal) 팀이다. 거창한 이름과는 다르게 EOD는 팀장과 엄호 병사들로 조촐하게 3명이다. 영화 초반 <메멘토>(2000)의 사나이 가이 피어스가 팀장으로 나온다.

 

가이 피어스의 후임으로 온 팀장 윌리엄 하사(제레미 레네)가 <허트 로커>의 본 주인공이다. 윌리엄은 죽음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폭탄제거에 짜릿함을 느끼기까지 한다. 팀원들은 제멋대로 나대는 팀장을 보좌하느라 골머리를 앓는다.

 

<허트 로커>는 윌리엄과 그의 병사들이 출동하여 위험하기 짝이 없는 폭탄 해체작업을 하는 것들을 하나의 시퀀스로 구성하여 전개한다. <허트 로커>는 폭탄 해체 작업의 에피소드를 다룬 영화인 셈이다. 그러니 해체작업이 진행될수록 그 강도를 높여가야 하는 딜레마가 있다.

 

캐스린 비글로우는 화려한 액션스릴이 아닌, 적막 속에서 서스펜스를 불러일으키는 연출기법을 택한다. 사막에서 이라크 저항군과 대치하여 망원경으로 서로 노려보며 저격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샌본 병장과 윌리엄 팀장이 꼼짝없이 적을 겨누고 있을 때, 파리가 한 마리가 그들의 눈두덩과 손을 간질이고 있다.


그렇다면, 윌리암은 왜 그렇게 못 죽어서 환장이고, 죽음 앞에서 쾌감을 느끼는 괴물 같은 인간이 되었을까. 그에게는 결혼한 여자와 어린 아들까지 있는데, 그의 무모한 행동들은 이해하기 어렵다.

 

"애야, 넌 장난감도 좋아하고, 좋아하는 것들이 아주 많구나, 그러나 어른이 되면 말이야. 좋아하는 것이 점점 줄어든단다. 내 경우에는 좋아하는 것이 딱 하나란다." 옹알이하는 아들에게 윌리엄은 이렇게 말하고는, 가지 않아도 될 이라크로 다시 돌아간다.

 

그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다면 이런 말이다. 아들아, 내가 좋아하는 것은 죽는 것 이외에는 없단다. 윌리엄에게는 단 하나의 세계, 죽음의 세계만 있는 것처럼 보인다. <허트 로커>는 윌리엄이 그런 남자가 된 이유를 직접적으로 말해주지 않는다.

 

단지 참혹한 전쟁에 의하여 한 인간의 영혼이 파괴되어 가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을 뿐이다. 이라크에서 다시 365일을 시작하는 윌리엄의 몸뚱이에서 몹쓸 기운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