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세계는 평평하지 않다, 금융위기 책임은 누구에게..

NeoTrois 2019. 10. 26. 18:06

미국 의회 금융위기조사위원회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2010년 청문회를 열어 골드만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페인, 제이피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모건스탠리의 존 맥,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브라이언 모이니핸을 증언대에 세웠던 적이 었었다.

청문회에서 필 앤절리데스 위원장은 “정부 지원으로 수조달러를 받은 와중에 기록적인 이익과 보너스를 챙겼다는 보도는 생계를 유지하려고 분투하는 많은 가족들에게 혼란을 주었고,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격노했다.

이에 대하여 CEO들은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분노를 이해하며 세금 납부자들의 지원에 고마워하고 있다”, “재능 있는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회사가 그에 합당한 임금을 줘야 한다.”며 고액 임금이 불가피함을 강조하면서 변명하기에 바빴다.

수많은 세계 시민들을 고통에 빠트린 금융위기의 책임은 과연 누구에게 있을까. 데이비드 스믹의 <세계는 평평하지 않다>를 읽어 보면 최소한 청문회에 참석했던 CEO들에게는 책임이 없는 것처럼 생각된다. 


데이비드 스믹은 지독한 친기업자본주의자이고 반중국적이고 친일 인사로 보인다. 요점이 전혀 보이지 않는 <세계는 평평하지 않다>는 모순이 가득 찬 불량서적이다. 우선 제목부터 토머스 L. 프리드먼의 <세계는 평평하다>의 인기에 기댄 제명이다. <세계는 평평하다>와 내용면에서 전혀 관계없는데도 제목을 그렇게 정하다니!


저자의 말대로 금융 글로벌화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전례 없는 금융위기가 왜 발생하였는가가 궁금하여 이 책을 집어든 독자들은 급 실망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책에는 자기 자랑으로 점철된 금융계 거물인사들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잡다한 가십거리 수준의 이야기로만 가득 차 있을 뿐 위기 원인에 대한 설명은 조금도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이 책의 두 번째 모순이다.

데이비드 스믹 저, 이영준 역, <세계는 평평하지 않다>, 비즈니스맵, 2009년.


세 번째 모순은 근거 없는 주장만이 넘쳐난다. 보호무역으로 인하여 경제성장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지나친 규제와 세금이 기업가 정신을 망친다고 한다. 물론 증거는 없다. 과세에 대한 철지난 계급투쟁론을 들고 나와 황당하게 만들기도 한다.

저자는 주구장창 친기업적인 자본주의가 확립되어야 한다는 주장만을 반복한다. 간단하게 말해서 쓸데없는 규제나 세금으로 기업가들을 괴롭히지 말라는 얘기다.

노년층의 수요를 채우기 위한 사회보장과 의료보험, 의료보호 등 엄청난 프로그램에 소요되는 재정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위 부유층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계급투쟁 논쟁은 현명한 정치적 결말을 만들 수는 있겠지만 결국에는 정치적인 냉소만 심해질 것이다. 오늘 날의 위기에 대처할 비용을 모두 부담할 만큼 상위 부유층이 충분히 많지 않기 때문이다.
p. 320.

나는 빌 클린턴의 자유무역과 자유화된 금융시장을 거부한 미국의 정치 단체들이 글로벌 금융 대란을 다시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 미국이 글로벌 시장을 거부할 것처럼 보이면 우선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는 점차 사라져버릴 것이다. 낮은 성률은 더욱 보호무역주의와 계급투쟁을 반영한 정책을 시도하게 될 것이다.
p. 339.


저자의 이러한 주장은 <경제성장의 미래>의 저자 벤저민 프리드먼의 주장과 배치된다. 프리드먼은 구체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세계 부자들의 소득에서 0.1%만 저개발국가에 원조하더라도 전세계 극빈층을 빈곤에서 구출할 수 있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많은 사람들은 제어되지 않은 투기자금의 거대한 흐름으로 이번 금융위기가 발발하였다고 생각한다. 투기란 것이 근본적으로 비현실적이고 탐욕으로 무장한 광기가 빚어내는 것이 아니던가.

투기라는 속성상 투기에만 맡겨 놓았을 때 어떤 결과를 나올지도 너무나도 뻔하다. 금융위기도 다르지 않다. 그들은 주택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기만 할 것으로 생각했을 뿐이다.

인간의 탐욕과 투기심이 지배하는 세계는 합리적인 제어장치를 갖추어야 한다. 글로벌 금융세계가 바로 그런 세계다. 아무리 자유무역을 지지한다고 하더라도 방탕한 경영의 손실을 대다수 근로자들의 세금으로 메워 나가야 한다면, 무엇인가가 잘못된 것이다. 결국 경영 또한 사람이 사는 테두리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결국 저자는 그들 투기자본이 쌓아온 이기적인 왕국에서 한발자국도 걸어 나오지 못한 채 자신들의 탐욕을 영원히 채워 갈 궤변을 지루하게 늘어 놓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