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1 영화배우>(2008)는 대중의 관심과 사랑을 받아 온 영화 배우들의 인명사전입니다. 이 책이 등재하고 있는 배우들의 면면을 보면 불멸의 스타라고 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1860년대 출생한 조지 알리스부터 1980년대 태어난 나탈리 포트만까지, 이미 전설이 되어버린 스크린 별들에서부터 촉망받는 신예스타까지 501명의 배우들을 총망라하고 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한국배우는 단 한명도 이름을 올리지 않아 섭섭합니만)
배우들의 출생 연대기순으로 편집한 이 책은 스타별로 한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는데, 배우에 따라 2~5쪽을 할당하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가령 배우 말론 브랜도의 경우는 4쪽을 할당하며 브랜도 신화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책의 장점은 배우들의 프로필을 함축적으로 잘 정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프로필 사진과 대표작 리스트, 출생정보와 스타성, 그리고 함축적인 인물평으로 배우마다 최소 한쪽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정보가 범람하는 요즘같은 시대에는 오히려 간략하고 함축적인 정보가 더 유용할 때가 많습니다.
안젤리나 졸리는 '스타성'에서 이렇게 소개되고 있습니다. "스타성 : 육감적인 심벌, 관능적인 미모, 도톰한 입술, 언론과의 애증관계, 배우가문의 일원, 할리우드의 유명 커플, 모델, 박애주의자" 한 인물에 대하여 이렇게 대표성을 한 줄로 가려 뽑아내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501 영화배우>(스티븐 제이 슈나이더 책임 편집, 정지인 옮김, 마로니에북스, 2008)
케이트 윈슬렛의 대표작에 대한 연기평을 보면 이렇습니다. "윈슬렛의 가장 뛰어난 연기는 <이터널션샤인>(2004)에서 충분히 매혹적이지만, 기억에서 지우고 싶을 만큼 짜증스러운 여인의 복잡한 역할에서 볼 수 있다."
그리고 <501 영화배우>는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여덟번의 결혼에 얽힌 비사와 같은 영화사의 흥미진진한 비하인드스토리들도 소개합니다.
알프레드 히치콕의 <오명>(1946)에서 잉그리드 버그만이 했다는 "영화사상 가장 긴 키스 장면 중 하나이며 더 분명한 건 가장 에로틱한 키스 장면"이라는 대목을 보고, 옛 영화를 찾아보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영화를 소비하는 한 사람으로서 <501 영화배우>를 소장하고 있습니다. 은막의 스타들은 세월이 흘러가도 연기로 불멸성을 획득합니다.
침실에 익숙하지 않은 밤, 표지사진의 마릴린 먼로의 관능적인 시선을 느끼며 묵직한 양장본을 다시 뒤적거려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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