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자동차의 미션 오일은 교환해야 하는 것일까?

NeoTrois 2018. 10. 29. 21:10

내 소중한 NEOTROIS 블로그 개설한 지 벌써 27일째가 되었다. 블로그도 부지런해야 운영할 수 있다는 걸 깨닫는다. 암튼 내 블로그의 첫 글은 나의 애마 산타페 CM 관련 글이었다. 그것도 내 애마가 매연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포스팅이었다.


나의 산타페는 2005년산이니 만 13년 되었다. 10년이 넘어가면서부터 내 애마는 서서히 돈을 먹기 시작했다. 가끔 다량으로 폭식하기도 했다.


그간 에어컨을 수리하기도 했으며(정확히는 어떤 부품이다), 내가 잘 알지도,  이름을 기억하지도 못하는 장비들을 교체하기도 했다. 지금은 언제 어떤 부품을 교체했는지 기억조차 할 수 없다. 


그래서 블로그 개설 이후에는 꼬박 꼬박 애마 일지를 써 두기로 했다. 그러니 "산타페 CM 매연, EGR 교체"는 내 애마의 위대한 첫 정비 기록인 셈이다.


콩순이 차는 2013년산 기아 모닝이다. 콩순이가 정기 점검 받으러 갔다, 점검결과 "미션 오일을 교환해야 한다."는 기사님의 말씀 한 마디로 거금 11만원을 들여 미션오일을 교환하고 왔다는 소문을 들었다. 


"이제 겨우 4만 킬로 탔는데, 무슨 미션 오일을 교환한다구, 어이구 바보 같으니라고...." 나는 한숨을 쉴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내 애마 생각이 났다. 14만 하고도 5천 킬로미터를 달린 내 애마는 아직 한번도 미션오일을 교환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내 이성을 뒤흔들었다.


자동차 사용 설명서보다 정비소 기사님 말씀이 더 신뢰가 가는 이 팔랑귀는 어찌된 셈일까"


"자동 변속기 오일은 무교환을 원칙으로 하나, 가혹조건 또는 사업용으로 운행하는 경우에는 10만 킬로미터마다 교환한다."


그러니, 콩순이 차도 내 차도 미션 오일은 이상 징후가 나타나지 않는 한, 교환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단거리 주행 반복도 가혹 조건에 해당한다고 해석하면 할 말이 없지만 말이다.


매뉴얼이 그렇게 말하거나 말거나 귀신에 홀린 양 얼른 카센터에 갔다. 내 애마가 한 달전부터 아프다지 않느냐, 아마 틀림없이 미션 오일 탓도 조금은 있었을 거야, 숨 가쁘게 카센터 기사님에게 질문을 던졌다.


"기사님, 미션 오일은 교환주기가 어떻게 돼요?"


"어~ 한 오만에서 한 번씩 갈아주면 좋죠"


"그라모 얼른 산타페 미션 오일 갈아 주이소~"


"현금으로 12만원 주시고, 나중에 차 찾으러 오이소, 시간이 마이 걸립니더"


그런데, 차를 찾으러 갔을 때 뭔가 찜찜했다. 내가 주차한 그대로 차가 있었기 때문에 드는 의심이었다. "미션오일을 교환하려면 분명 차를 움직여야 했을 텐데, 그 참 이상하네"


이상한 점은 또 있었다. 12만원을 줬더니, 기사님이 생글생글 웃으며 만원을 선듯 다시 돌려주었다. 이런 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말이다.


아파트 주차장에 도착하고 나니 의심을 해소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보닛을 낑낑거리며 열었다. 아, 십여 년 만에 처음 열어보는 보닛이구나... 처음엔 보닛을 여는 단추를 찾을 수가 없었다. 도대체 어디 붙어 있는거야...


보닛을 여는 순간, 며칠전에 그 카센터에서 온 문자가 기억났다. "고객님 엔진오일을 교환하실 때가 되었습니다." - 어, 올 1월에 엔진오일을 교환했는데, 왜  이런 문자가 오지? 


내 애마는 일년에 1만킬로 정도 운행하므로 1년에 한번씩 엔진오일을 쭉 교환해 왔다.


드디어 의심이 의혹으로 변했고, 의혹은 확신으로 굳어져 갔다. 그래, 올 1월 그때도 내가 교환하는 걸 보지 않았어. 그때 엔진오일도 교환하지 않았을지도 몰라, 엔진오일부터 확인해 보자.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저 노란색과 주황색 게이지 중에서 어느 게이지가 엔진 오일 게이지? 머리 속이 복잡해졌다. 엔진 오일은 게이지는 딱 한번 뽑아 봤었다. 산타페를 샀을 때, 무려 13년 전의 일이다. 


폭풍 검색을 해 보는 수밖에 없었다. 음 그렇군, 엔진 오일은 엔진 오일에 붙어 있고, 미션 오일 게이지는 미션에 붙어 있다는 당연한 얘기지. 그냥 노란색이 엔진오일 게이지라고 하면 간단하지 이 사람들아~




엔진오일 게이지를 뽑아 화장지에 묻혀 보았다. 헉, 완전 검은색, 먹물이었다. 올 1월에 엔진오일을 교환했는데 이 정도일 수가 없어, 나쁜 넘들.... 나의 확신은 이제 절망으로 변했다. 내가 그렇게도 잘 속아 넘어 갔다니...


마음을 진정하고 이제 미션오일을 확인할 차례다! 미션오일도 당연히 교환하지 않았겠지, 보나마나 뻔한 일이라며 주황색 게이지를 뽑아 화장지에 오일을 묻혀 보았다.



어, 이게 왠 조화람? 미션오일은 색으로 보아 교환한 것 같은데?.... 아냐, 미션오일은 무교환이 원칙이니 아직도 색깔이 선명한 것일지도 몰라... 다시 나의 의심은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내 의심은 그 카센터 기사님이 약속을 지키지 않은 단순한 한가지 사실에서 비롯됐다. "기사님, 냉각수와 워셔액도 보충해 주세요" 차를 찾으러 갔을 때도 재차 확인했다. "워셔액 교환하셨지요?" 


"넵, 물론입니당~"


그런데, 워셔액은 보충되어 있지 않았다. 그 작은 약속 불이행이 나의 의심을 키우고 또 키웠다. 아직도 난 미션오일을 교환했는지, 하지 않았는지 확신하지 못한다. 다만, 나의 애마 산타페에게 미안할 뿐.


그 뒤 의심 한가지는 풀었다.


경유차의 엔진오일은 교환하고 나서 시동을 걸자 마자 시커매 진다는 것. - 왜냐하면, 경유차 엔진오일은 그 뭐 전문적인 용어로 설명되는 부분이라 생략함....


이 사건을 통해 한가지 교훈도 얻었다.


자신이 전문가가 아니라면, 그 전문가를 신뢰할 수 없다면 그가 하는 일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는 것.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아예 의심을 시작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