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책 '환율과 연애하기', 환율을 알면 미래가 보인다

NeoTrois 2019. 4. 17. 13:09

<환율과 연애하기>(2007)는 일본의 외환정책을 담당했던 사카키바라 에이스케의 환율관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입니다.

원제는 <환율을 알면 미래가 보인다>인데, 영화 제목같은 엉뚱한 번역서명이 생뚱맞습니다.

오래전에 읽었던 외환딜러 김상경의 <나는 나를 베팅한다>가 연상되기도 하는데, 출판사 서평과는 달리 21세기를 읽는 법이나 환율 흐름을 알기 위한 책이라기보다는 일본의 성공한 외한 관리의 자서전이라는 성격이 강합니다.

저자는 통화당국의 정책기법에 대해 많은 대목에서 설명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일본 통화당국의 후배들을 염두에 두고 이 책을 집필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자는 일본 도쿄대를 나와 미시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1995년부터 일본 대장성 국제 금융국장을 지냈고, 1997년 대장성 재무관을 지내다 1999년 관직에서 퇴임했습니다.

저자가 대장성 시절 만났던 조지 소로스나 로버트 루빈, 로런스 서머스, 조지프 스티글리츠 등 국제금융계의 거물과 친분을 과시하는 일화들이 많이 나옵니다.

특히 조지 소로스에 대한 일화들이 많이 나오는데, 한국의 외환위기가 발발하기 3개월전에 이미 소로스가 알고 있었다는 에피소드에서는 약간의 분노가 일어납니다. 

일국의 외환위기를 한 인물의 위대함으로 치장하는데 사용하는 저자의 알량함이 가소롭게 느껴지기도 했으니 말입니다.

공치사야 누구나 하는 것이겠지만, 정도가 과하면 눈살을 지푸리기 마련입니다. 그럼에도 한 때 동아시아의 경제적 맹주였던 일본의 최고위 금융정책가의 경륜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합니다. 

저자의 통화정책은 빈번하게 시장에 개입하는 대신, 개입 회수를 줄이고 개입할 땐 대량으로 자금을 투입하여 시장에 '서프라이즈'를 던져준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일전에 우라나라 금융정책 수장들이 말을 너무 많이, 또 자주하여 구설수에 올랐던 것과는 확실히 대비됩니다. 이 책은 금융 정책이나 금융 전문가들에게는 적절한 시사점을 던져 줄 것 같습니다.

특히 저자는 정보 수집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하는데, 개인 투자자가 설마 그렇게 할 수는 없겠지요. 우리나라 통화당국 담당자들은 다음과 같이 하고 있는지 궁금하여 인용합니다.

통화당국 담당자의 경우 G7과 러시아, 중국,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 담당자, 중앙은행 간부들과의 교류는 물론 민간 금융기관의 트레이더, 딜러, 나아가 헤지펀드, 투자 은행의 매니저들과 접촉할 필요도 있겠지요.(16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