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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플라이스', 인간은 신이 될 수 있을까

NeoTrois 2019. 2. 19. 14:52

<스플라이스>(2010)는 <큐브>(1997)로 머리를 지끈거리게 만들었던 빈센조 나탈리 감독이 유전공학과 섹슈얼리티를 융합하여 다시 한 번 도발적인 화두를 던진 SF 판타지 영화입니다.

영화 <스플라이스>는 현대 과학의 미래를 암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난치병 치료용 단백질을 개발하기 위해 실험을 하던 유전공학자 엘사(사라 폴리)와 클라이브(에이드리언 브로디)는 조류와 파충류, 갑각류 등의 다종(多種) DNA 결합체인 ‘프레드’ 와 ‘진저’를 탄생시키는데 성공시켜 서포터라이트를 받습니다.

엘사와 클라이브 커플에게 연구비를 지원해 온 뉴스테드 제약회사는 신종 단백질 특허에 만족하고 연구를 중단시키자, 엘사와 클라이브는 회사 몰래 다종의 새로운 생명체 DNA와 여성을 결합시켜 비밀리에 배양을 시도합니다.

그들이 신의 영역으로 진입하는 순간입니다.

엘사와 클라이브는 마침내 인간 유전자와 다종의 유전자가 뒤섞인 피조물 ‘드렌’(Dren)을 탄생시킵니다. 드렌은 빠른 세포분열을 일으키며 급속도로 성장해요.

전갈을 연상시키는 꼬리독침과 캥거루를 닮은 다리, 꽃잎 모양의 눈동자를 가진 드렌은 다종(多種)이 결합된 기괴한 전율이 흐르는 생명체가 됩니다.

새 생명체 드렌은 세 명의 배우가 연기했습니다. 어린 드렌은 CG가, 소녀 드렌은 아비게일 추, 성인 드렌은 델핀 샤네끄가 연기했습니다. ‘까르릉’ 거리는 소리와 함께 소름 돋는 드렌의 캐릭터는 오래도록 뇌리에 강렬하게 남습니다.

엘사와 클라이브가 딸처럼 키우던 드렌은 포유류와 조류 같은 움직임을 보이면서도 인간의 감정과 욕망을 표출하기 시작합니다.

여기서부터 ‘드렌’은 현대 유전공학이 내포하고 있는 이슈와 윤리적 문제들을 플롯 안으로 깊숙이 끌어 들이기 시작합니다.

과학자들은 이미 인간을 제외한 이종 동물들 간의 결합을 성공시킨 바 있지요. 암호랑이와 수사자를 교잡한 라이거가 대표적이에요.

인간 DNA와 다른 종(種)의 결합을 성공시킨 영화 <스플라이스>는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클라이브가 ‘드렌’과의 육체적인 관계까지 영상화합니다.

메스꺼운 장면이 지나가고 나면, 영화는 관객의 역겨움을 조롱하듯 성을 바꿔가며 성장하는 ‘드렌’이 엄마 엘사를 겁탈하도록 내버려 둡니다.

그리고 <스플라이스>는 엘사와 클라이브가 자신들이 신처럼 창조한 피조물 ‘드렌’을 마치 신(神)과도 같이 벌하려 듭니다.

영화는 신의 대리인이 된 과학자들과 그들이 창조해낸 ‘드렌’과의 대결로 막을 내립니다.

침팬지와 인간의 유전자 정보 차이는 고작 1%에 불과하다고 해요. 인간은 침팬지와 유전자를 99퍼센트 공유하고 있는 셈이지요.

<스플라이스>는 인간은 타종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에 기대고 있는 것 같아요. 과학자들은 언젠가 ‘드렌’을 창조해낼 수는 있을 것입니다.

신이 인간을 창조해 내어 곤혹을 겪고 있듯 인간 또한 새로운 생명체를 창조하여 같은 운명에 처할 수도 있음을 엘사의 볼록한 배는 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