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셉션...크리스토퍼 놀란의 상상력과 결말이 매력적인 SF영화

NeoTrois 2020. 2. 20. 20:00

<인셉션>(개봉 : 2010. 7. 21)은 타자의 꿈속에 침투하여 그 사람의 의식을 바꿀 수 있다는 기발한 상상을 소재로 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SF 영화예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꿈 침투계의 최고 전문가인 코브 역으로 나와요.

 

<인셉션>에서 코브는 아내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쫒기고 있는데요. 그의 실력을 탐낸 사이토(켄 와타나베)가 코브에게 경쟁기업의 후계자인 피셔의 꿈속으로 침투해 기업 분할이라는 무의식을 ‘인셉션’해 주면 그의 누명을 풀어주겠다는 솔깃한 제안을 해요.

 

누명으로 집에 돌아갈 수 없었던 코브는 ‘후회에 가득 차 홀로 늙어가지 않기 위해’ 사이토를 제안을 받아들이고, 표적인 피셔(킬리언 머피)의 꿈속으로 침투해 들어가 작전을 수행하는 것이 <인셉션>의 큰 줄거리이에요.

영화 <인셉션>의 오프닝 시퀀스는 코브가 무의식의 해변에 쓰러져 있는 장면부터 시작해요. 무의식의 해변은 코보가 ‘림보’라고 부르는 곳이죠. 총을 든 사내들이 와서는 코브를 어떤 노인네한테로 데려가게 되죠. 그 노인네가 바로 코브를 찾아 헤맨 ‘사이토’였어요.

 

이렇게 시작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은 코브와 사이토가 왜 림보상태에 빠져 있었는지를 역추적해가는 기나긴 플래시백을 시작해요. 코브는 피셔의 무의식에 인셉션하기 위해 분야별 최고의 전문가로 구성된 드림팀을 짜기 시작해요.

 

그 과정은 스티븐 소더버그의 영화 <오션스 일레븐>(2001)이, 2단계 꿈속인 호텔에서의 무중력 액션 신은 <매트릭스>의 불렛 타임 액션이, 설산에서의 추격신은 <007>시리즈가 오버랩 됐어요.

 

그리고 <인셉션>에는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착시의 역설인 로저 펜로즈의 불가능한 삼각형 혹은 에셔의 <water fall>을 끌어들여 영상으로 재현해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청의력이 돋보이는 장면들이 많이 등장하죠.

 

<인셉션>에서는 아서가 호텔 격투신에서 에셔의 불가능한 무한계단을 저항군들과 함께 오르다가 떨어뜨리는 장면도 나오는데요.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무의식을 자극하는 이러한 시퀀스들을 보고 있노라면, 불가능한 삼각형 혹은 무한계단이라는 꿈의 틀 속에 관객들을 가두어 두려는 놀란 감독의 '인셉션'이 느껴지기도 했어요.

 

인셉션 팀의 첫 번째 멤버는 꿈을 설계하는 역할을 맡는 ‘아리아드네’에요. 아리아드네는 그리스 신화에서 영웅 테세우스가 미노타우로스를 없애고 미궁을 무사히 빠져 나올 수 있도록 테세우스에게 실타래를 준 크레타 왕국의 공주였는데요.

 

미로로 가득한 라비린토스라는 미궁을 설계한 인물은 다이달로스였는데, 놀란 감독이 꿈을 설계하는 배역 명에 다이달로스가 아닌 아리아드네로 작명한 것은 의미심장했어요.

 

인셉션 팀은 이외에 변장에 능한 페이크맨 임스, 꿈속의 꿈뿐만이 아니라 3단계, 4단계의 꿈속으로도 침입을 가능하게 할 약제사 유서프, 그리고 코브의 친구 아서와 사이토로 드림팀 멤버를 완성해요.

 

드디어 인셉션 팀은 피셔의 무의식에 ‘기업 분할’이라는 무의식을 심어놓기 위해 비행기 안에서 꿈속으로 침입을 시도해요. 그러나 실패하고, 1단계 꿈속인 봉고차 안에서 다시 꿈을 꾸어 2단계의 꿈속으로, 2단계의 꿈속인 호텔에서도 인셉션이 불가하자, 3단계의 꿈속인 설산 요새로 계속 이동하게 되죠.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꿈의 단계가 깊어질수록 시간은 20배속 한다는 규칙으로 관객들을 어지럽게 만들었어요. 꿈을 꾸고 있는 사람이 그 꿈속에서 다시 한 단계 더 깊은 꿈속으로, 거기서 또 더 깊은 꿈속으로 ‘단계적’으로 빠져 들어간다는 설정은 지금 장면이 몇 단계의 꿈속인지 헷갈릴 때가 많았어요.

 

시간의 배속만으로 꿈속 단계를 구분한 설정에서 그 꿈속 단계를 구분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어쨌거나 코브의 팀들은 설산요새에 이르러서야 가까스로 피셔의 무의식에 침투하여 인셉션을 성공하지만, 사이토는 림보상태로 빠져들어요. 코브는 자신의 누명을 벗겨줄 힘을 가진 사이토를 쫒아 어쩔 수 없이 림보상태에 진입해 들어갑니다.

 

여기서 영화 <인셉션>의 기나긴 플래시백은 끝나고 곧장 결말로 치닫기 시작합니다. 인셉션 팀들이 최초의 작업을 시작하였던 비행기 안에서 코브는 꿈에서 깨어나죠. 코브는 다른 인셉션 멤버들을 한 번씩 쳐다보고 어디론가 폰을 하고 있는 사이토를 쳐다봐요.

 

그리고 코브는 무사히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고 장인과 함께 집으로 가서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영화는 끝나요. 코브의 팽이가 위태위태하게 돌아가고 있는 장면이 영화 <인셉션>의 엔딩 시퀀스이에요. 팽이가 토템이라는 것인데, 팽이가 계속 돌면 아직 꿈속이고, 멈추면 현실이라는 것을 상기하면서.

 

그래서 <인셉션> 결말에 대하여 말이 많았어요. 팽이는 코브의 토템이 아니라 멜의 토템이었다, 코브의 꿈속에만 보였던 반지가 엔딩 시퀀스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아이들이 다른 옷을 입고 있었다. 등등.

 

만약 당신도 이런 의문을 품었다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에게 제대로 '인셉션'을 당한 것이겠죠. 영화 <인셉션>은 어떤 세계관으로 보느냐에 따라 그 결말이 달라지는 영화가 아닐까요?

 

만약 로저 펜로즈적 세계관을 갖고 있다면 코브는 여전히 림보상태에서 빠져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겠죠. 모든 사물은 한결 같다는 장자적 관점에서 보면 <인셉션>의 결말은 평범한 사내가 비행기에서 꾼 꿈이라고 해석하겠죠. 또 낭만적인 사람이라면 해피엔딩 결말을 꿈꾸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