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용원과 미용실, 이발은 어디서 하시나요?

NeoTrois 2018. 10. 14. 01:29

한 달에 한번 하는 이발을 했다. 일 년에 열두 번 이발을 한다. 그런데도 미용사와는 제법 정이 들었다. 살갑게 맞으며 소소한 이야기들을 재잘거린다.


나는 아직도 전에 살던 아파트 상가 미용실에 간다. 10년째 다니고 있는 미용실이다. 미용사는 그것이 고마웠던지 요금은 만원만 받는다.  


나는 뭐든 잘 바꿔지 못한다. 옷도 그렇고 신발도 그렇다. 옛날에 미용사가 내게 말했다. "오늘 청바지가 바뀌었네요. 수년째 춘하추동 같은 청바지만 입고 오시더니. ㅋㅋ"


심지어 헤어스타일은 고등학교 때와 똑 같다. 변화에 익숙하지 못한 까닭일까? 스스로 나는 극히 진보적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보수적인가 생각할 때도 가끔 있다.



10년째 다니고 있는 미용실의 풍경이다. 자신의 이름을 붙여 "ㅇㅇㅇ헤어뷰"라는 상호를 썼다. 사실 내가 다니는 미용실은 그렇게 현대적인 샵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이용원은 90년 역사의 성우 이용원이라고 한다. 단골 손님으로 이건희 회장 등 그룹 회장들도 있고, 멀리 창원과 제주도에서, 그리고 캐나다에서도 단골들이 온다고 한다.



특히 고 노회찬 의원은 성우 이용원의 20년 단골 손님으로 방미 직전 들런 사연이 전해지면서 화제가 되었다. 나도 언젠가 그 이용원에 한번 가고 싶다.


성우 이용원은 1927년 문을 열었다. 현재 주인 이발사 이남열(69세)의 외할아버지 서재덕씨가 창업했다. 서재덕 씨는 조선인 가운데 두 번째로 이발 면허증을 딴 사람이다.


서재덕씨로부터 이남열의 부친이 성우 이용원을 물려 받았고, 지금은 후계자를 물색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이런 역사를 가진 이용원이 서울에 있다니 놀랍다.


어린 시절 나도 이발관에서 이발을 했다. 가죽 벨트에 면도날을 갈아 연탄 난로에 면도거품을 만들어 수염을 깍을 때 서걱서걱 소리를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남자도 미용실에서 이발을 하는 풍조가 생기면서 이용원들은 시야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나도 자연스레 미용실에 가게 되었다. 


유감스럽게도 미용실에서는 면도를 해주지 않는다. 미용실에 갈 때마다 나이 지긋한 이발사의 째깍거리는 가윗 소리와 서걱서걱 거리는 면도날 소리가 그리울 때가 많다.


나도 어쩔수 없이 세월의 축적을 좋아하는 나이가 되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