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M>
그러나 어느 날 그런 그에게도 슬럼프가 찾아옵니다. 한 글자도 쓰지 못하는 상황, 무엇인가에 쫒기는 불안감, 누군가 항상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 그리고 계속되는 악몽이 그를 점령하기 시작합니다.
그 미지의 시선은 어느 한적한 골목길에 있는 ‘루팡 바’로 이끕니다. 거기서 민우는 10여 년 전 헤어진 첫사랑 미미(이연희)의 시선과 만납니다.
그 만남은 마치 꿈속처럼 몽환적인 이미지로 출렁입니다.
영화 <M>
이명세 감독이 펼쳐놓은 이미지의 향연에의 몰입여부는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많이 달라질 것입니다.
이명세 감독은 "영화를 보고나서 정말 좋은 꿈을 꿨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영화의 제목 M은 Mystery, Memory, Mystic 등의 다양한 의미를 상징한다고도 했습니다.
그러나 감독의 바람과는 달리 관객이 영화를 보면서 민우와 함께 첫사랑의 그 야릇한 기억을 소환하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첫사랑은 지극히 개인사적인 사건이기 때문이겠지요. 어쩌면 감독은 첫사랑의 재현이라는 실현 불가능한 꿈을 꾸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잠시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극중 민우가 빠졌던, 한 글자도 쓸 수 없었던 글쓰기의 고통은 바로 영화감독 이명세 자신의 창작 고통이 아니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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