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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지구가 멈추는 날' 키아누 리브스의 액션도 멈췄다

NeoTrois 2019. 4. 30. 14:31

<지구가 멈추는 날>(2008)은 지구 멸망과 인류의 종말을 경고한 <지구 최후의 날>(1951)을 스콧 데릭슨 감독이 리메이크한 SF 영화입니다.

줄거리를 간단히 말씀드리면, 어느 날 미확인 비행물체가 센트럴 파크에 착륙하고 외계인 클라투(키아누 리브스)는 세계 정상 회담을 요청합니다. 그러나 그에게 위협을 느낀 미 정부는 그의 요청을 묵살하고 그를 감금합니다.

우주 생물학자 헬렌(제니퍼 코넬리)은 클라투에게 지구의 미래가 달렸다고 판단하여 그의 탈출을 도와줍니다. 클라투는 탈출과정에서 헬렌과 그의 아들 제이콥(제이든 스미스)에게서 지구와 인류의 희망을 봅니다.

줄거리만 보자면 꽤 호기심이 당기는 영화입니다. 그러나 개봉 당시, 평론가들의 분노에 찬 악평과 네이버의 네티즌 평점도 4점대로 저조했습니다.

"예고편이 전부인 영화", "너 외계인 맞니?", "감동이 멈추는 영화", "극장 출입을 멈추게 하는 영화" “시골 장터 수준의 CG"

개봉 주말 기세 좋게 1위를 달렸던 <지구가 멈추는 날>은 결국 슬그머니 꼬리를 내리고 관객수 1백만 명을 겨우 넘기는데 만족해야 했습니다.

<지구가 멈추는 날>에 쏟아진 악평들은 내러티브 전개를 뒷받침할만한 디테일의 황당함에서 비롯된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전지전능한 외계인으로 설정된 키아누 리브스가 인간이 쏜 소총에 맞고 픽 쓰러지고 마는 장면은 앞뒤가 맞지 않는 엉터리입니다.

그 외에도 설득력이 떨어지는 장면들이 너무 많습니다. 고트라는 로봇이 보기만 하는데도 출동한 군인들이 픽픽 쓰러지고 전력이 전부 오프되는 장면, 여성 우주미생물학자 헬렌의 도움으로 클라투가 허겁지겁 도망을 치는 장면 등등.

액션 블록버스트라는 광고와 달리 <지구가 멈추는 날>에서는 키아누 리브스의 액션신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이 영화에서 키아누 리브스의 대사는 근엄한 표정이 거의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지구가 멈추는 날에서 키아누 리브스의 대사

"느낀다. 하지만 내가 느끼는 것이 아니라 몸이 느끼는 것이다."(지구인의 고문에 답하며)

"죽는다고 진짜 죽는 게 아니다. 그것은 몸의 죽음일 뿐 우주 어디에선가 다른 형태로 살아 숨 쉬고 있다."(제이콥이 아버지를 다시 살려달라는 말에 대한 대답)

“지구가 죽으면 인간도 죽는다. 인간이 죽으면 지구는 산다.”

떠들썩한 블록버스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키아누 리브스의 몇 되지 않는 대사 속에서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구할 메시지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구가 죽으면 인간도 죽지만, 인간이 죽으면 지구는 산다는 수사는 유치하지만 꽤 괜찮은 아포리즘입니다.

약 45억 년 전, 탄생한 태양계의 지구 자전 속도를 수학적으로 계산하면, 시속 1,667㎞(지구둘레 4만/하루 24시간)입니다.

지구의 자전 속도가 10만 년에 약 2초씩 느려지고 있다고 하니, 언제가 지구가 완전히 멈추게 되면, 자전 속도는 0이 되어 1년에 반은 밤이고 반은 밤인 지구가 되겠지요.

제이콥 역의 제이든 스미스는 윌 스미스의 아들입니다.

국방부 장관 역으로 나온 캐시 베이츠는 <미저리>(1990)에서 윌크스 역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